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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리단길에서 찾은 비밀공간
황리단길을 지나다니다 몇 번 눈여겨봤던 카페가 있다. '비밀공간'이라는 곳이다.
황리단길에 있는 숙소에서 머물고 있었는데, 바로 근처에 있는 카페였다.
기와가 얹어진 건물이고 겉에서 창문 너머 보이는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경주에 있는 동안 한 번쯤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따뜻한 햇살에 기분좋은 날씨가 찾아왔었다. 꽤 멀리까지 가서 아침도 먹고 돌아오는 길에 벤치에 앉아 햇볕을 쬐며 광합성도 했었다.
밥도 먹고 배도 불러 나른한 시간이 되니 커피 생각이 났다. 이번엔 어떤 예쁜 카페를 가볼까 고민하다가, 마침 숙소 쪽으로 가다가 눈에 보여 들어가 보기로 했다.
감성적인 인테리어를 갖춘 공간
카페 안으로 들어서니 밖에서 봤을 때보다 더 분위기가 좋았다.
내부는 모두 감각적으로 꾸며져 있었고, 앤틱한 소품들도 그에 맞게 갖추어져 있어 공간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 주었다. '비밀공간'이라는 이름이 아주 잘 어울리는 카페였다.
비밀공간 커피 메뉴
메뉴판을 받아 자리에 앉았다. 아메리카노가 먹고 싶었는데 메뉴에 없었고, 대신 롱 블랙이 있어서 주문했다. 롱 블랙은 아메리카노보다 진한 커피이며,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따로 글을 써보려 한다.
커피 메뉴는 롱 블랙, 플랫 화이트, 라떼, 모카, 바닐라 라떼, 썸머 라떼, 듁스 크림 까지 총 7가지가 전부다. 프랜차이즈 카페처럼 메뉴가 다양하진 않지만, 사람들이 적당히 많이 찾는 것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듯하다.
썸머 라떼는 라떼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듁스 크림는 듁스 에스프레소와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는 음료라고 나와있다. 이런 곳에서 특별한 음료를 먹어봐야 하는데, 고민하다 항상 아메리카노로 전환하게 된다. (나중에 찾아보니 썸머 라떼와 듁스 크림이 예쁘게 나오는 걸 보고 먹어볼 걸 후회했다.)
이외에도 커피가 아닌 예쁘게 나오는 음료들이 많이 있다.
롱블랙도 예쁘다
그래도 당시엔 롱 블랙에 크게 만족했었다. 아이스로 주문했고 아메리카노보단 작은 잔에 나왔다.
근데 그냥 롱블랙인데 이렇게 예쁠 수가. 살짝 노란빛이 도는 유리잔과 감성적인 코르크 잔받침, 둥글둥글한 트레이까지. SNS에 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잘 접은 냅킨 위에 가지런한 빨대하며, 듁스 에스프레소에 대한 설명이 적힌 종이도 멋스럽다.
듁스 원두를 사용한 커피
비밀공간은 듁스 커피의 원두를 사용하는데, 듁스 커피는 로스팅 회사로 호주 스페셜티 커피다. 페블 컴퍼니라는 회사에서 수입해 공급하고 있다. 롱 블랙은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흔히 먹는 커피 스타일로, 비밀공간이 아메리카노가 아닌 롱 블랙을 판매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의문이 조금 풀렸다.
듁스 원두에 대한 소개에는 훌륭한 밸런스, 풍부한 바디감, 캐러맬, 초콜릿, 체리의 생동감 있고 복합적인 향미라고 적혀있었다. 브라질 세라다스 트레스 바라스, 과테말라 레레라, 콜롬비아 플라나다스, 에티오피아 사사바 원두가 블랜딩하여 로스팅한 원두로, 생산지를 보니 '훌륭한 밸런스'라는 말에 신뢰가 갔다.
그런 기대를 안고 커피를 마셔봤다.
비밀공간에서 마신 롱블랙의 맛
롱 블랙답게 진한 크레마가 참 맛있었다. 산미가 많이 느껴지지 않으면서 고소한 맛이 두드러졌다. 기대한 대로 밸런스가 좋은 커피였다. 최근 마셔본 커피 중에 거의 베스트로 꼽을 정도로 좋았다. 원두의 특성에 알맞게 커피의 농도를 맞추어진 듯했다.
이런 종류의 원두는 롱블랙 뿐 아니라 우유가 들어가 라떼류, 아포가토와 같은 메뉴에도 잘 어울리는 편이다. 물보다는 우유가 들어갔을 때 커피 맛이 흐려지기 때문에, 산미가 적으면서 밸런스가 좋은 원두일수록 맛있다. (물론 취향에 따라 그렇지 않은 원두도 맛있을 수 있다.)
커피도 너무 만족스럽고 마침 창가에 앉아 햇살이 들어와 힐링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시 경주를 가게 된다면 비밀공간 카페를 잊지 못하고 찾게 될 것 같다.
롱 블랙 Hot 4,500원 Iced 5,000원
일~목 11:00~21:00
금, 토 11:00~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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