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까운 하남의 대표산, 검단산을 등산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등산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다가올 40대의 그림자가 무서워서였나? 얼마 전부터 이틀에 한번 집 앞 공원을 달리고 있는데, 달리러 나가는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달리고 난 뒤 상쾌함이 기분 좋았다. 그리고 주말엔 등산을 해볼까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그 성취감이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검단산은 사실 전에도 한번 올랐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었다. 이번에도 물론 힘겹게 올랐지만 등산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 뭔가를 시작해서 끝을 보기 어려운 나에겐, 등산만큼은 결국 완주의 기쁨을 주는 좋은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등산을 가기 위한 준비
- 등린이의 준비물
검단산은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산이라 등산 초보들도 많이 오른다. 하지만 경사가 있는 구간들, 특히 돌계단을 만났을 때를 대비해 편한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등산화면 좋지만 미끄러지지 않는, 튼튼한 신발이면 괜찮았다.
그리고 수분섭취를 위해 물과 이온음료를 준비했고, 요즘 귤이 맛있어서 귤도 챙겨봤다.
산행시간이 한 시간 내외로 끝나진 않기 때문에 가볍게 먹을 만한 간식을 준비하면 좋다. 올라가는 중간에 삶은 달걀을 먹었고, 정상에서는 고구마를 먹었다. 그리고 보온병에 따뜻한 커피를 담아갔는데, 산 정상이 추워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니 좋았다.
빠르게 열량을 높여주는 초콜릿이나 에너지바도 좋다. 가볍게 빈츠같은 비스킷을 챙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등산하는 날에 비 소식이 있어서 우비를 챙기긴 했는데, 산 속은 비가 와도 나무가 막아줘서 우비를 입진 않았다.
검단산 등산코스
- 유길준 묘 등산로, 주차 팁
검단산을 오르는 데는 다섯 코스가 있다.
- 산곡초교 : 산곡초등학교 - 통일기원돌탑 - 곰터 약수터 - 정상 (3.1km / 약 1시간 50분 소요)
- 현충탑 : 창우동(애니메이션 고등학교) - 현충탑 - 곱돌 약수터 - 정상 (4.2km / 약 2시간 소요)
- 유길준묘 : 창우동 - 유길준묘 - 전망바위 - 정상 (3.5km / 약 1시간 50분 소요)
- 아랫배알미 : 아랫배알미 - 감시초소 - 정상 (2.9km / 약 1시간 40분 소요)
- 윗배알미 : 윗배알미 - 송전탑 - 삼거리 - 정상 (4.7km / 약 2시간 10분 소요)
그중 유길준 묘 등산로를 선택했다. 유길준 묘 코스는 총거리가 3.5km, 소요시간은 1시간 50분 정도이다. 실제로는 왕복 3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주차는 검단산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려 했으나, 주말이라 만차였다. 그래서 안내를 받고 '하남시 중소기업홍보관(벤처센터)'에 주차했다. 등산을 마친 뒤 요금은 2천 원이 넘지 않았다.
조망 뷰 끝내주는 검단산
- 비가 와도 문제 없어요!
주말이라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길을 잃을 걱정은 없었다. 게다가 정상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길이 어렵지 않아 혼자서도 충분히 오르기 좋을 산이었다.
유길준 묘까지 이어지는 산행은 산책길처럼 편하게 시작하다 점차 경사가 있는 구간이었다. 계단 없는 흙길이라 걷기는 좋았는데 생각보다 쉽진 않았다. 유길준 묘가 정상의 3분의 1이다, 5분의 2다 설왕설래했지만 내 생각엔 5분의 1인 듯.. 그곳은 시작에 불과했다.
유길준 묘를 기점으로 나무 계단과 돌계단이 많이 나온다. 그냥 흙길이면 보폭을 작게 해서라도 걸을 텐데 계단이라 그럴 수 없어 허벅지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등산이 다이어트에 좋은 이유인가 보다.
앞서 말했듯 정상까지 얼마 남았는지 알려주는 표지판이 한 번씩 나오는데, 생각보다 '검단산 정상' 옆에 써진 00km의 숫자가 크게 줄지 않는다. 1km는 넘게 걸은 것 같은데 정상까지 2km가 남았다고 했을 때 그 절망감이란.. 그래도 마지막 '260m'을 보고 한걸음 두 걸음 세며 걸을 땐 힘이 났다.
그리고 정상에 섰을 때, "해냈다!"를 외치고는 한쪽 벤치에서 고구마를 먹었다. 그리고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였다.
BTS의 정국과 진이 인증샷을 찍었던 정상 바위에서 나도 사진 한번 찰깍, 아니 여러 번 찍었다. 그리고 끝내주는 조망을 짧게 감상했다. 올라간 보람이 느껴지던 순간이다.
내려갈 때는 중간에 비가 왔다. 나무가 없는 곳에는 빗방울이 떨어지고, 나무가 울창한 곳은 비를 피할 수 있었다. 비가 와도 등산이 가능한 이유다. 비가 오니 물을 머금은 산의 내음이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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