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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FOOD/타 지역

통영 삼덕항에서 욕지도 배편ㅣ섬 여행, 욕지 아리랑 식당

by 하니108 2021.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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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기도 전인 새벽 4시. 무거운 눈을 억지로 뜨고 나갈 준비를 했다. 욕지도 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다. 

 

차를 타고 캄캄한 새벽 도로를 달려 삼덕항에 도착했다. 항구에 닿아있는 배들이 보였고, 환한 조명도 켜져 있었다. 서둘러 티켓을 예매했다.

 

삼덕항-욕지도(편도) 7,600원

50분 소요

 

통영 삼덕항에서 욕지도 가는 배편

 

삼덕항에는 욕지도를 직통으로 가는 배편이 있다. 새벽 6시 45분인 첫배를 선택했고, 그 이유는 배 위에서 해돋이를 보기 위해서였다.

 

통영 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배는 직통이 아니기 때문에 한 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다.

 

통영 삼덕항-욕지도 배편

온풍기가 뜨겁게 나오는 대기실에서 승선 시간을 기다리며 욕지도 여행을 기대했다. 역대급 기온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겨울 밤바다라고 너무 추웠다. 추울 것을 대비해 챙겨 온 핫팩을 흔들며 추위를 녹이려 애썼다. 

 

드디어 배에 올랐다. 배 내부를 구경하다가 매점에 쓰여 있는 핫도그, 커피 등의 메뉴판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아쉽게도 코로나 때문에 배 안에서 취식이 불가능해 매점은 운영하지 않는 듯했다.

 

욕지도가는 배에서 본 바다

선상에서 보는 해돋이

 

잠시 따뜻한 테이블 자리에 앉아있다가 일출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되어 바깥으로 나갔다. 아직 해가 뜨기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수평선 언저리에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

 

출렁거리는 파도가 무서울 정도로 컸는데, 그 위에도 주황색의 태양빛이 번져 감탄을 자아냈다. 멋진 광경이었다. 배 위에서는 일출을 보는 것이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바다를 계속해서 바라봤다. 경이롭고 아름다웠다. 

 

해가 아직 뜨기 전이라 샛별도 보였다. 작지만 선명하게 빛나는 금성이 애를 쓰며 자신을 뽐내고 있었다. 나라는 별도 존재하고 있다고 알려주는 듯. 어쩌면 태양보다 그 별에 더 감동했던 것 같다.

 

담배 피우는 아저씨가 근처에 와서 배 위쪽으로 올라갔다.

 

욕지도 가는 배에서 본 일출

이제는 해가 고개를 빼꼼 내밀며 금빛 테를 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동그란 형태의 태양이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배에서 일출을 본 첫 경험이었다. 새해가 지났어도 아침해는 자신을 다시금 바라보게 하는 것 같다.

 

차가워진 손을 작은 핫팩에 의존한 채 배에서 내려 욕지도 땅을 밟았다. 섬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삼덕항-욕지도 배

 

욕지도에서 먹은 따뜻한 집밥

 

춥고 배가 고파서 아침 식사할 만한 곳을 찾았다. 하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라 대부분 식당들이 문을 열기 전이었다. 첫배 타고 일출을 본 것까진 좋았는데.

 

욕지도 아침식사 먹은 곳

겨우 찾은 곳은 돼지국밥집이었다. 아침으로 딱이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국밥은 아직 안된다고 하셨다. 식당을 나와 주변을 배회했다. 

 

도저히 먹을 곳이 없어 다시 돼지국밥집에 들어갔다. 지금 가능한 메뉴를 부탁드렸다. 그렇게 된장찌개를 주문하게 되었다.

 

한쪽에 자리를 잡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아침 먹을 데 없드나?"라고 물으시는 사투리에 친근함이 느껴졌다. 원래 섬마을 사람들은 타지인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그 따뜻한 말 한마디에 긴장이 풀렸다. 

 

욕지도 집밥같은 식당

우리의 주린 배를 아셨는지 밥과 반찬이 초스피드로 나왔다. 달걀프라이도 4개나 주셨다. 따뜻한 집밥이었다.

 

찌개가 나오기 전 흑미밥에 반찬을 집어먹었다. 깻잎도, 콩자반도, 김치도 전부 맛있었다. 금세 추웠던 몸이 사르르 녹는 것 같았다. 

 

곧이어 된장찌개를 주시면서 밥 모자라면 말하라고 하셨다. 그 순간 식당의 공간이 포근하게 느껴졌다. 

 

욕지아리랑식당 된장찌개

된장찌개에는 노란 호박이 들어있었는데 그걸 보고 우리는 고구마다, 호박이다 옥신각신했다. 먹어보니 단호박이었다. (욕지도가 고구마가 유명해서 고구마인 줄 알았다.)

 

애호박이 아닌 단호박이 들어간 찌개는 처음이라 낯설었는데, 달고 맛있었다. 게다가 돌게도 꽤 많이 들어있어 국물이 엄청 시원했다. 찌개와 밥으로 맛있게 배를 채웠다. 

 

식사를 마치니 후식으로 먹으라며 키위를 깎아주셨다. 완벽한 한 끼가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따뜻한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왔다. 

 

 

 

✅ 욕지도 두번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ㅣ섬에서 만난 강아지와 '모노레일' 탑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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