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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욕지도 이전 이야기
- 욕지도 여행 PART 1. 삼덕항에서 욕지도까지ㅣ배편, 아침식사
- 욕지도 여행 PART 2. 섬에서 만난 강아지ㅣ '모노레일' 탑승기, 힐링 카페
점심을 먹으러 가려는데 또 다른 강아지를 만났다. 나는 그 녀석을 '짱이'라고 불렀다.
길동무를 하려는 듯 우리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식당까지 함께 갔다. 욕지도는 강아지도 주민들도 타지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섬마을 짜장면과 짬뽕
욕지도에서 가장 핫한 한양식당에 도착했다. 대기리스트에 이름을 적고 짱이와 놀며 순서를 기다렸다. 평일이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대기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순서가 되어 식당에 들어가니 테이블 중간중간 앉을 수 없다는 문구가 보였다. 작은 섬에서 거리두기를 지키는 식당이라니, 확실히 유명한 곳이구나 싶었다.
짬뽕 두 그릇과 짜장면 한 그릇을 주문했다. 탕수육도 먹고 싶어서 고민했는데 이미 품절이라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뜨끈한 상태의 짜장면이 나왔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니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뒤이어 해물이 잔뜩 들어간 짬뽕도 나왔다. 새우, 쭈꾸미, 그리고 굴이 들어갔고 초록색 시금치도 보였다. 진한 국물 먼저 맛보고, 면과 함께 건더기를 건져먹는데 정말 맛있었다. 통영답게 큼직한 굴이 들어가 특별하게 느껴졌고, 시금치가 달달한 맛을 더했다.
짜장면은 옛날 짜장같은 맛이 났다. 짬뽕도 맛있었는데, 나는 특히 감칠맛 나는 짜장면이 맛있었다.
짜장면 5,000원 짬뽕 7,000원
매일 09:30~14:00
(비수기, 평일 ~15:00)
수요일 휴무
출렁다리까지 걸어서 40분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출렁다리를 건너기로 했다. 걸어서 40분이나 걸리는 거리지만 이왕 배 타고 섬까지 갔으니 가보자고 일행을 설득했다.
인도가 없는 갓길을 걸었다. 살짝 오르막길이라 걷다 보니 더워져서 패딩을 벗어버렸다.
첫 번째 출렁다리가 보였다. 용왕이 노하여 세 딸을 섬으로 만들었다는 세 개의 돌섬도 보였다. 잠시 구경하고 지나쳤다.
눈부신 욕지도 출렁다리
꽤 긴 거리를 걸어 드디어 두 번째 출렁다리에 도착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올랐던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봤던 무덤들이 곳곳에 보였다. 햇빛을 후광으로 빛나는 갈대가 바람에 흔들려 평화롭게 느껴졌다.
절벽과 절벽을 잇는 출렁다리에서 사진을 찍었다. 다리 위에서 다양한 포즈로 추억을 남겼다. 추락주의라고 적힌 팻말이 괜히 긴장감을 고조시켜 아찔하기도 했다.
다리를 무사히(?) 건너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절벽까지 갔다. 눈부신 다도해가 펼쳐졌다. 바위를 때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힐링했다.
절벽 아래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공무원 같은 사람들의 얘기를 우연히 엿들었는데, 이곳에서 사람들이 낚시를 하다가 많이 실종된다고 했다. 얘기를 듣고 아래를 다시 보니 위태로워 보였다. 낚시와 목숨을 맞바꾸지 말자.
내려가기 전에 고메도넛을 먹어봤다. 고구마가 들어간 도넛인데 부드럽고 달콤했다. 고구마, 사과, 다시마를 혼합한 명품 도넛이라는 현수막이 더욱 신뢰감을 주었다.
마을에서 산 레쓰비와 같이 먹으니 조합이 꽤 괜찮았다. 커피가 아직 시원해서 목을 축이기에 충분했다. 이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모든 순간이 꿈같이 떠오른다.
매일 10:00~19:00
선착장에 도착해 돌아가는 배를 예약했다. 예쁘고 소박한 매력이 넘치는 작은 섬, 욕지도를 떠날 땐 아쉬움이 가득했다. 돌아가는 길에 짱이가 배웅이라도 하는 듯 잠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욕지도를 뒤로 하고 삼덕항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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